거북섬은 어떤 곳인가요?
거북섬은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인공섬으로, 시화호 방조제 건설과 함께 조성된 대규모 개발 지역입니다. 본래 이 지역은 간척지로, 산업시설 중심의 활용이 주였으나, 환경 개선 이후 해양레저와 관광 중심의 복합 개발로 방향이 전환되었습니다. 시화호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수질 오염으로 인해 ‘죽음의 호수’라 불렸으나, 해수 유통 시스템 도입과 환경 정화 노력을 통해 생태계가 되살아났고, 이를 기반으로 거북섬 개발이 본격화되었습니다.
거북섬에는 아시아 최초의 인공서핑장인 ‘웨이브파크’가 자리하고 있으며, 해양레저 시설, 복합문화공간, 전시관, 수변산책로, 특색 있는 외식 매장 등 관광과 여가를 위한 인프라가 집중 조성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업은 국비·지방비·민간 투자까지 포함된 복합 투자 모델로 추진되었으며,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청사진과는 달리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시설이 본격 운영을 시작한 2024년부터 현재까지 상당수 상업공간이 공실 상태로 남아 있으며, 실제 임대 수익은 계획 대비 턱없이 낮은 수준입니다. 이로 인해, 투자자와 상인,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행정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거북섬 공실 논란, 무엇이 문제였을까?
거북섬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공실률’입니다. 웨이브파크나 본다빈치 뮤지엄과 같은 핵심 시설은 운영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상업시설은 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운영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일부 업주는 높은 임대료 대비 유입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조기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공실 현상이 발생한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지적됩니다.
첫째는 입지적 한계입니다.
시흥은 수도권이긴 하나 서울 접근성은 다소 떨어지며, 대중교통과의 연계성도 미흡합니다. 특히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교통 정체가 심해 방문객의 재방문율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자차 방문객을 위한 주차 공간 부족이나 길 찾기 불편 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둘째는 콘텐츠와 수요 예측의 실패입니다.
거북섬은 대규모 외식 매장, 전시공간, 체험형 콘텐츠 등을 중심으로 설계되었으나, 실제 관광객의 체류 시간은 짧고, 상업시설과의 연결성이 약해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소비가 위축되고, 온라인 중심의 유통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기존 모델이 시대에 뒤처졌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민간사업 실패를 넘어, 공공기관과 지방정부가 주도한 도시개발 사업의 실패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흥시의 도시계획, 경기도 차원의 재정투입, 국토부 산하 기관의 정책 연계 등, 다양한 공공 주체들의 결정이 얽혀 있어 정치적 책임 소재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거북섬,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① 교통 접근성 개선
현재 시흥시청역, 오이도역 등 인근 주요 거점에서 거북섬으로 이동하는 교통편은 제한적입니다. 대중교통 환승 체계 개선과 함께, 셔틀버스 운행, 해상 교통수단 도입, 도로 확장 등이 필요합니다. 특히 서울·인천 등 수도권 중심지에서 1시간 이내로 접근 가능한 경로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② 콘텐츠 리뉴얼 및 공간 재설계
기존 외식 중심의 상업시설만으로는 유입과 체류를 유도하기 어렵습니다. 체험형 교육 콘텐츠, 문화예술 복합 공간, 지역 특산물 연계 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합니다. 청년 창업가, 프리랜서 아티스트, 로컬 크리에이터를 위한 저렴한 입주공간도 활성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③ 행정기관과 정치권의 협업
책임 공방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각 주체들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거북섬에 대한 종합적 진단과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민관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지역 주민과 상인, 전문가의 목소리를 반영한 계획 수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사업성과를 수치로 평가하고, 예산 사용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노력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때, 거북섬은 실패한 개발의 사례가 아닌 '전환과 재도약'의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진정성 있는 계획 수정과 현실적인 실행력입니다.